주문한 와인을 집에서 택배로 받을 경우 최적의 상태로 만든 후 마시는 걸 추천한다.
이번에는 침전물 가라앉히기 즉, 와인을 열리게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침전물을 가라앉힌다.
집에 와인이 있으면 병의 바닥을 보자. 대부분의 바닥이 볼록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와인이 병 안으로 들어가면서 숙성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화합물이 결정을 이루고, 그것이 조금씩 침전된다. 특히 저온 상태에서 보관하면 그런 경향이 심하고 레드와인의 경우는 색소성분만 침천되곤 한다. 그러한 것들을 종합하여 '침전물'이라고 한다.
마셔도 몸에는 해가 없지만 쓴맛이 난다. 병 밑바닥이 볼록한 것은 침전물을 팬 곳에 모아서 따랐을 때 와인글라스에 최대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막 배달된 와인은 이동 중에 생긴 진동으로 밑에 가라앉아 있던 침전물이 병 속을 떠다닐 수 있다. 그것을 바닥의 오목한 곳에 다시 가라앉히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 병을 세워 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이동 중에 지친 와인을 쉬게 하는 효과도 있다.
와인을 사서 직접 들고 온 경우나 와인 셀러에 뉘어둔 와인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이다. 전자의 경우 신중하게 옮겼어도 얼마간 진동에 노출되었고, 후자는 병을 세운 순간 병의 측면에 가라앉아 있던 '침전물'이 일어나고 만다.
병을 세워두는 시간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생산된 지 10년 미만인 어린 와인은 3일~1주일
- 생산된 지 10년 이상인 오래된 와인은 2주~3주
와인을 열리게 한다.
그럼 침전물을 가라앉혔다고 가정해 보자. 하지만 마시는 건 좀 더 참아야 한다. 와인은 병에 담은 뒤 조금씩 숙성이 진행되는데 거의 공기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때문에 본래의 맛과 향이 속에 갇혀 버린 듯한 상태가 된다.
호흡을 시작해 다양한 체내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수준이 매우 낮은 동물의 동면상태와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 상태를 와인 용어로 '닫혀 있다'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코르크를 열면 그 상태에서 한동안 공기에 닿게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 숙성이 활발해지고 본래의 맛과 향이 겉으로 나온다. 이것을 와인 용어로 '열린다'라고 한다. 동면 상태에 있던 동물을 슬슬 깨워 호흡을 시작으로 체내활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열리게 하는 시간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부르고뉴의 레드와인은 30분 정도
- 보르도의 레드와인은 1시간 정도
- 생산된 지 10년 미만인 어린 와인은 각각 플러스 30분 정도, 생산된 지 10년 이상된 오래된 와인은 공기에 닿는 시간이 너무 길면 맛이 망가지므로 반대로 약간 짧게 한다.
- 화이트와인은 코르크를 따고 금방 마셔도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막 생산한 매우 어린 와인은 디켄터에 옮겨 좀 더 공기에 노출시키면 좋다. (이것을 '에어링'이라고 한다.)
와인바나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가 코르크를 막 딴 와인을 디켄터에 옮겨 준다. 여기에는 침전물과 위에 뜬 맑은 액체를 분리하고, 에어링으로 와인을 '여는' 2가지 목적이 있다.
'빨리 마시고 싶다'는 마음을 조금 참는 것이 더 맛있는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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