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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클라쓰

맛이 단 와인 01-귀부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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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와인이 과연 어떤 것일지 잘 모를 수 있기에 맛이 단 '귀부와인'에 대해 먼저 공유하고자 한다.


귀부(貴腐)는 해석상 '고귀한 썩음'의 의미이고  영어로는 ‘noble rot’이라 한다.

유명한 디저트 와인 생산법 중 하나이며, 사실상 제일 오래된 디저트 와인 생산법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가 와인 중 하나인 샤또 디켐(Château d'Yquem)이 이 귀부 방식으로 생산된다.

귀부와인은 특수한 기후조건 아래서 만들어진다. 포도 수확기인 가을, 아침 안개가 끼면 이때 생기는 습기로 인해 완숙한 과실에 '보트리티스 시네레아(Botrytis cinerea)'라는 회색 곰팡이가 붙곤 한다. 이 곰팡이는 표피의 왁스를 먹고, 껍질에 무수히 많은 구멍을 뚫게 된다. 그리고 안개가 걷히고 공기가 마르면 과실의 수분은 증발하게 되고 포도알 내부의 과즙이 농축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과즙이 농축된 마른 포도 같은 상태를 '귀부'가 되는 것이다.
 

마른 포도내 공팜이


그것을 짜낸 과즙으로 와인을 만들어 내는데, 당도가 매우 높아서 발효가 완전하게 진행된다.
그 결과 빛나는 아름다운 황금색, 녹아내릴 것 같은 진한 혀의 감촉, 복잡하고 지극히 단맛, 풍부하고 향긋한 냄새를 가진 와인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 귀부균에 의해 과즙 구성 물질 조성에 변화가 생겨 일반 와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복합적인 풍미를 가지고 있다. 귀부 와인의 향은 망고, 파인애플, 리치 등의 열대 과일향, 꿀, 버터스카치향으로 흔히 묘사된다.


이것이 '귀부와인'이다. 품질의 좋은 것은 100년 이상의 숙성에도 견디어낸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신들이 마시는 성스러운 술이 나오는데, 이것도 '귀부 와인'을 가리킨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소테른 지구, 독일의 라인헤센(Hesse  Rhenane(Rheinheessen)) 지방과 모젤(Mosel)-자르(Saar)-루베어(Ruwer) 지방, 헝가리의 토카이(Tokaji) 지구들이 주요 산지이다.


 1. 프링스의 소테른/바르삭(Sauternes/Barsac)

1855년에 나폴레옹 3세의 명에 의해 도입된 그랑크뤼 클라쎄(Grand Cru Classé)라는 등급제가 도입되어 있다. 이 등급제에서는 27개의 우수 생산자를 11개의 사토가 1급, 15개가 2급으로 지정되어 있고, 거기에 현재 루이뷔통 LVMH 그룹이 소유하는 '샤토디켐(Chateau d'Yquem)'이 전체 보르도 가운데 유일한 '특 1등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등급이 매겨지지 않았어도 뛰어난 샤토가 있기도 하다.  같은 지구 중에 발자크 마을의 것은 비교적 단맛이 약하고 가볍다.

샤토디켐(Chateau d'Yquem)

 

2. 독일의 라인헤센(Hesse  Rhenane(Rheinheessen)) 지방과 모젤(Mosel)-자르(Saar)-루베어(Ruwer) 


둘 다 독일 서남부상지 'QmP(독일 와인법에 의한 급이 매겨진 고급와인 : Qualitätswein mit Prädikat (quality wine with specific attributes))'중에서 가장 당도가 높고, 급이 높은 '트로켄베어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와 '베어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의 일부가 귀부와인이다.

Trockenbeerenauslese

 

약어로 TBA라고 하는데 Trocken은 dry, Beeren은 berry, Auslese는 pick의 뜻이다. 즉 영어로는 selected harvest of dried berry, 귀부화에 의해 마른 포도알을 솎아내어 수확했다는 뜻이다. 프랑스와 헝가리 지역은 귀부 발생 지역이 강을 끼고 있어서 귀부 발생에 이상적인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어 있는 반면, 독일의 귀부 발생지역은 독일 포도밭의 특성 때문에 해마다 기후에 따라 생길 수도, 안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독일의 귀부 와인은 타 지역에 비해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크며, 대부분의 양조자들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단 거의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본인과 양조장의 명성을 위해 만드는 것에 가깝다.


 
3. 헝가리의 토카이(Tokaji)


헝가리 북동부의 산지로 여기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의 최상급 '토카이 어스 에센시아(Tokaji Aszú Eszencia)'는 루이 14세(재위 1643년~1715년)가 '제왕을 위한 와인이기에 와인의 제왕'이라고 극찬한 일품으로 소테른, 트로켄베어렌아우스레제와 함께 '세계 3대 귀부와인'으로 꼽힌다.

Tokaji Aszú Eszencia



귀부와인처럼 맛이 단 와인은 미지근하면 맛이 흐려지므로 병과 글라스를 차갑게 해 두는 것이 비결이다. 


단, 식사자리에서 일반적인 화이트와인으로 마시는 걸 권하지 않는다. 시럽처럼 너무 달아서 식사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단, 샤토 디켐의 경우 자신들의 와인이 후식정도로 소비된다는 얘기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저명한 와인평론가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메인 식사자리에 샤토 디켐을 내놓고 식후에 샤토 라피트 로쉴드를 내놓았다는 일화도 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데 우리나라는 이것 자체를 디저트로 생각해 글라스 한잔 정도를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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